작년까지만 해도 해외에서 소액으로 물건을 사는 것은 매우 합리적인 선택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세관 규정이 바뀌면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저의 실제 구매 사례를 통해 얼마나 많은 비용이 추가되는지 보여드리고, 여러분이 알아야 할 핵심 정보를 정리해 드립니다.
미국 ‘de minimis’ 제도는 왜 사라졌을까?
‘de minimis’는 ‘너무 사소해서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뜻의 라틴어입니다. 미국 세관은 지금까지 해외에서 들어오는 물품의 가치가 $800 이하면 관세와 세금을 면제하고 통관 절차를 간소화해주었습니다. 이 제도는 1993년 $200에서 2016년 $800로 면세 한도가 대폭 상향되면서 글로벌 전자상거래를 활성화하고 소비자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2025년 8월 29일부터 이 제도가 전면 폐지되었습니다. 미국 행정명령 EO 14324에 따른 이번 조치는 2025년 5월 중국·홍콩발 소포에 대한 면세 혜택 폐지에 이어, 적용 범위를 모든 국가로 확대한 것입니다.
이러한 결정의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 불공정 무역 문제: Shein이나 Temu 같은 거대 해외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이 제도를 악용해 저가 상품을 대량으로 미국 시장에 들여오면서 미국 내 제조업체들이 피해를 입는다는 비판이 커졌습니다.
- 안전 및 보안 문제: 면세 혜택을 받은 소액 화물에 대한 검역 및 안전 검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위조품이나 불법 약물(특히 펜타닐) 등 위험 물품이 쉽게 유입된다는 우려가 제기되었습니다.
- 새로운 무역 정책: 미국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무역 적자국에 대한 상호 관세를 부과하는 포괄적 관세 조치를 단행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일부 해외 쇼핑몰과 배송 업체들은 미국행 소액 직구 배송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거나 주문을 취소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700달러 미만, 관세 없이 ‘직구 성공’
작년 7월, 저는 헝가리에 있는 한 펜싱 용품점에서 장비를 주문했습니다.
- 상품 금액: 535.35유로 + 배송비: 53.00유로
- 총 결제 금액: $703.97 (카드 결제 금액 기준)
이 금액은 $800 미만이었기 때문에 ‘de minimis’ 제도 덕분에 관세나 추가 세금 없이 통관되었습니다. 덕분에 미국에서 사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게 장비를 구매할 수 있었죠.

지금 다시 주문했더니… 예상치 못한 관세 폭탄
며칠 전, 저는 작년에 샀던 물건들을 다시 주문하기 위해 결제를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주문 확인 메일과 함께 예상치 못한 연락을 받았습니다.
“새로운 미국 세관 규정으로 인해 ‘de minimis’ 제도가 사라졌습니다. 이제 $800 미만 상품에도 관세와 세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주문을 계속 진행하시려면 동의를 부탁드립니다.”
작년과 똑같은 물건인데, 관세와 세금 때문에 가격이 비싸질 수 있다는 통보를 받은 것입니다. 작년에 냈던 $703.97를 기준으로, 지금 다시 구매한다면 다음과 같이 비용이 달라집니다.
1. 새로운 상호 관세율 적용: 15% 미국은 EU에 대해 상호 관세율을 15%로 부과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관세는 상품과 배송비가 합쳐진 금액에 부과됩니다.
2. 캘리포니아 산호세 소비세율 적용: 9.38% 캘리포니아 산호세의 소비세율인 9.38%가 관세가 포함된 금액에 추가됩니다.
3. 지금 구매 시 예상 총 비용 계산
- 상품 + 배송비: $703.97 (작년 결제 금액 기준)
- 관세: $703.97 × 15% = 약 $105.60
- 소비세: ($703.97 + $105.60) × 9.38% = 약 $75.05
- 최종 예상 총 비용: $703.97 + $105.60 + $75.05 = 약 $884.62
결론: 180달러의 예상치 못한 추가 비용
작년에는 $703.97에 구매했던 물건이 이제는 약 $884.62로, 무려 $180.65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는 배송비의 세 배가 넘는 금액입니다. ‘de minimis’ 제도가 사라진 지금, 해외 직구는 더 이상 무조건 저렴한 선택지가 아니게 된 것입니다.
해외 직구를 자주 이용하신다면, 앞으로는 상품 가격 + 배송비 + 관세 + 소비세를 모두 계산하여 최종 비용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예상치 못한 ‘관세 폭탄’을 피하기 위해 현명한 소비를 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