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1B 비자, ‘연봉’이 당락을 결정한다?

1. 실리콘밸리 이민의 꿈, H-1B 비자 ‘복권’의 종말인가?
실리콘밸리에서 일하기를 꿈꾸는 많은 분들에게 가장 큰 허들 중 하나는 바로 H-1B 비자입니다. 해마다 수십만 명의 지원자가 몰리는 이 비자는 그동안 사실상 ‘운’에 맡기는 복권 추첨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H-1B 비자 제도에 큰 변화가 예고되면서, 이제 단순히 운이 아닌 ‘연봉’이 비자 당락을 결정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이 제도는 흔히 ‘Wage-based H-1B lottery’ 또는 ‘Wage-based selection system’으로 불립니다. 백악관 산하 정보규제국(OIRA)이 이 개정안을 승인했다는 소식은 실리콘밸리 잡학사전에 꼭 다뤄야 할 중요한 이슈입니다. 이 개정안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1기 행정부 시절에도 시도되었으나 철회된 바 있지만, 이번에 다시 부활하면서 큰 파장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2. 핵심 변경 내용: ‘연봉 밴드’가 비자 운명을 가른다 💰
이 개정안의 핵심은 현재의 무작위 추첨 방식을 폐지하고, 신청자의 연봉 수준에 따라 비자를 우선 배정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는 미국 노동부(Department of Labor)가 정한 4단계 임금 등급(Level I~IV)을 기준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 Level I (Entry-level): 해당 직업/지역 임금의 17번째 백분위
- Level II (Qualified): 해당 직업/지역 임금의 34번째 백분위
- Level III (Experienced): 해당 직업/지역 임금의 50번째 백분위 (중간값)
- Level IV (Fully Competent): 해당 직업/지역 임금의 67번째 백분위 이상
예를 들어, 실리콘밸리가 위치한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연봉은 Level I이 약 $135,699, Level IV는 약 $213,512 수준으로 책정될 수 있습니다. 만약 이 개정안이 시행된다면,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Level IV 지원자부터 비자를 배정받고, 그 다음 Level III, II, I 순으로 기회를 얻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3. 유학생에게는 ‘빨간불’, 경력직에게는 ‘파란불’ 🚦
이 변화는 특히 미국에서 막 졸업한 유학생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신규 졸업생들이 받는 초봉은 대체로 낮은 등급(Level I, II)에 속하는 경우가 많아, 임금 등급이 높은 경력직 지원자들에게 밀려 비자를 받을 확률이 현저히 낮아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충분히 경력을 쌓은 인재들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한국에서 경력을 쌓아 전문성을 높이고, 더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을 때 다시 미국 시장에 도전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H-1B 비자 추첨 시 높은 등급(Level III 또는 Level IV)에 속할 확률을 높여 비자 취득에 더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개정안은 H-1B 비자 제도의 본래 취지(고숙련 인력 유치)를 강화하려는 목적이지만, 젊고 재능 있는 신규 인재들에게는 큰 어려움을 줄 수 있습니다. 동시에 이미 전문성을 갖춘 인재들에게는 미국 취업의 문을 더 활짝 열어주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포스팅으로 영문 유튜브로 영상도 아래와 같이 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