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GPT 계정, 두 번째로 사라지다: AI 시대의 답답한 고객 지원 후기

ChatGPT 계정

AI 시대, 우리는 모든 것이 더 빠르고 편리해질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하지만 얼마 전 제가 겪은 일은 그 기대와 정반대였습니다. 몇 달간 쌓아온 소중한 자료와 기록이 담긴 ChatGPT 계정이 갑자기 사라졌고, 이 황당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은 AI가 놓치고 있는 중요한 부분을 보여주었습니다.

1. 반복되는 계정 문제, 그리고 유령 계정

사실 이 문제는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지난 4월에도 계정 로그인 실패와 비밀번호 재설정 이메일을 받지 못하는 문제로 OpenAI 지원팀과 연락을 주고받아야 했습니다. 다행히 그때는 수동 복구로 해결되었지만, 며칠씩 걸리는 답답한 소통 과정을 미리 경험했었죠.

그리고 불과 며칠 전, 또다시 같은 계정에서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평소처럼 ChatGPT에 로그인하려는데 “계정이 없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떴습니다. 더 충격적인 것은, 불과 하루 전 정상적으로 멤버쉽 월 결제되었다는 사실입니다. 계정이 없어졌는데 돈은 계속 나가고 있다니, 말 그대로 ‘유령 계정’이 된 셈이었습니다.

Route Error (409): {
"error": {
"message":"Invalid client. Please start over.",
"type":"invalid_request_error",
"param":null,
"code":"invalid_state"
}
}

2. 챗봇과의 끝나지 않는 싸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OpenAI의 고객 지원팀에 연락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만난 것은 사람이 아닌 챗봇이었습니다. 간단한 질문은 즉시 답변해주었지만, 복잡한 계정 문제에 대해서는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사람과 직접 이야기하고 싶다”고 수차례 요청한 끝에 겨우 이메일로 소통하게 되었지만, 그 과정은 정말이지 지독할 정도로 느리고 답답했습니다.


3. ‘쿨다운’인지, ‘포기 유도’인지 알 수 없는 소통

이메일을 보내면 답장이 오는 데는 항상 하루나 이틀이 걸렸습니다. 한참 기다려 받은 답변은 늘 똑같았습니다. “계정은 삭제되었으며 복구할 수 없습니다.” 저는 계정을 직접 삭제한 적이 없다는 증거로 비밀번호 재설정 이메일을 받은 영상까지 보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자동 발송된 것일 뿐, 계정이 삭제된 것은 변함없다”고만 반복했습니다.

이메일 증거

저는 이 과정이 마치 사용자를 지쳐서 포기하게 만드는 전략처럼 느껴졌습니다. 사람과 직접 소통할 수 없으니, 논리적인 반박이나 감정적인 호소도 불가능했습니다. 그저 그들의 정해진 답변을 기다리다가 결국 좌절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4. 결국 남은 것은 허무함과 불확실성

몇 달 동안 쌓아온 대화 내용, 자료, 아이디어들이 한순간에 모두 사라졌습니다. 더 큰 문제는, 제 계정이 왜, 누구에 의해, 어떻게 삭제되었는지 아직도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돈은 환불받았지만, 저의 소중한 기록들은 영원히 사라졌습니다.

이번 경험을 통해 한 가지를 확실히 깨달았습니다. AI가 우리 삶을 편리하게 만들 수는 있지만, 문제가 생겼을 때 필요한 것은 결국 사람의 공감과 책임감입니다. 모든 것을 AI에 맡기면, 정작 문제가 발생했을 때 우리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허공에 이야기하는 외로운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요.

You may also like...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